반응형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뫼비우스의 띠 장마 외

저자
조세희 지음
출판사
창비 | 2005-11-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세기의 한국 소설문학 중 주옥 같은 중단편 소설을 엄선해 시...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책을 통해 난, 1970년대에 살았다면 나 역시 노동운동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은 여러차례 읽었지만 마지막으로 5년 전에 또 읽은 책이다. 하지만, 난 이 책을 그 누구에게도 남에게 선물하지 않았다. 이 찝찝한 기분을 주는 책을 선물해서 남까지 우울함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은 조정래씨의 '전태일 평전'과 함께 내 머리맡 책장을 늘 장식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게 다시 꺼내든 건, 조세희씨가 년 전 쯤 인터뷰를 했던 한 글에 기인한다. 정확한 내용은 아니지만, 내 기억에 따르면 이런 내용이다

 

 

'난쏘공이 200쇄를 넘어섰습니다.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이 책이 태어나고, 아직도 200쇄가 넘도록 읽히고 있다는 사실은, 지금 우리의 상황이 이 책이 태어나던 그 때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기록이라, 200쇄는 참 부끄러운 기록입니다.'

 

 

 

부끄러운 기록. 대한민국에서 정규 교육을 받은 사람 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모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옴니버스(Omnibus) 형식으로 여러 단편 소설이 그 당시의 열악했던 노동현장의 모습과 불합리한 사회모순을 지적하는 이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읽은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200쇄라는 기록이면 수많은 주변사람 또한 읽었어야 할터인데 정작 주변에 이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은 사람이 없어서,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 아쉽다.

 

사용자와 노동자의 문제를 다룬 이 소설에서의 '난장이'는 암울하다. 모두 아는 철거장이 나와 집을 철거당하는 철거민으로써의 집없는 '난장이'. 정직한 기계공으로써의 '난장이'. 그리고 '난장이'에게서 태어난 또다른 사회적 '난장이'들의 삶의 모습만을 다루었다면, 이 책은 그들의 하소연으로 끝나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에 나오는 사용자의 아들인 '윤호' '은희'의 노동문제에 대한 의식과 관심은 작가가 세상에 바라는 작은 관심이 아니었을까?

 

 

 

이 책을 읽으며 사실 난 고민했다. 내 입장에 대해서, 우리 아버지는 노동자이셨다. 아버지도 다른 사람들처럼 밤이면 같이 일한 사람들과 허름한 술집에 앉아 같이 술을 마시며, 신세한탄을 하고 사용자들을 욕했을지도 모른다당시 어린 나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어느 순간 사용자의 입장으로 사람들을 부리는 아버지의 모습만을 기억하고 있었다.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던 중학교 이후로는 사장님으로써의 아버지만 기억에 남아있다. 15년이면 너무 늦었나. 아버지의 모습이 참 많이 바뀌었다는 걸 깨닫기에는. 하지만 아버지는 착한 사용자였다. 그걸 안다. 그래서 다행이다.

 

어쩌면 난 이 책 속의 윤호와 같은 입장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소외된 계층을 바라볼 자신을 잃었다. 블랙홀처럼 깊어만 가는 문제를 내가 나서겠다고 발 담그다가 그 안에 빠져버릴까 무서워 겁먹고 있다. 한 책이 날 다시 한심한 인간으로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뫼비우스의 띠 장마 외
국내도서>소설
저자 : 윤흥길,조세희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05.11.25
상세보기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